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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대구-강형구교수의 '대구시평'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4/12/09
조회수
1334
대구일보 2004 12 07 大邱時評 -두 번 죽이기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예요.” 모 개그맨이 방송에서 유행시켰던 말이다. 얼마 전 나는 이 말이 생각나게끔 하는 일을 경험하였다.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오기 위하여 서울역으로 갔다. 예매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을 하여 표를 교환하기 위해 창구로 가서 줄을 섰다. 금요일 저녁이라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창구 앞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보았더니, 말을 못하는 청각장애인이 표를 교환하려는 듯 보였다. 직원과 대화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남자 손님은 직원에게 시간을 지체한다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 청각장애인은 직원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계속 무슨 말을 하려고 했고, 급기야 뒤에 서 있던 남자는 직원에게 시간을 지체한다며 장애인은 내버려 두고 다음 손님을 받으라고 소리를 지르며 질책을 하였다. 결국 그 장애인은 일을 해결하지도 못한 것 같은데 옆으로 밀려났고, 황당한 표정을 하며 그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그 장면을 보면서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내가 공부하던 학과에 청각장애인이 한 명 있었다. 항상 수업이 시작되면 수화를 하는 통역사가 강의실 앞에 대기하고 있었고, 하물며 실기실 청소시간에도 어김없이 기다리며 교수님이 전달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빠짐없이 그 학생에게 전달하여 주었다. 너무나 보기 좋은 모습이었고, 왜 우리 사회에서는 저러한 모습들이 보여지지 않는 것일까 하고 부러워 한 적이 있었다. 몸이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차별 대우와 무시를 당했던 그 장애인은 말을 못한다는 불편함보다 그가 받은 차별과 무시에 대해 더 큰 마음에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시하는 특권을 갖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동등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것이 결국 우리 사회를 밝고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장애인 외에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경제성장만이 선진국으로 가는 모든 길은 아닐 것이다. 장애인들이 보통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장애인에게 두 번 고통을 주지 않는 사회, 이러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형구(경일대 인테리어조형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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