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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윤정헌교수의 '시네마 라운지'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4/12/16
조회수
1463
영남일보 위클리 포유 2004 12 16 [시네마 라운지] 까불지 마 노익장이 빚은 '황혼 코미디' 단조롭고 뻔한 스토리의 전개 3인의 개성적 캐릭터로 커버 변신의 귀재 오지명, 그의 감독 데뷔작 '까불지 마'는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다. 그러나 기성의 조폭 영화와는 다른 빛깔을 띠고 있다. 이름하여 '황혼 코미디', 액션을 부리기엔 너무 늙은 3인방(오지명, 최불암, 노주현)이 각자의 컬러를 적절히 버무려 한 편의 코미디를 일궈냈다. 벽돌(최불암)과 개떡(오지명)은 동방파의 실세다. 삼복(노주현)은 구두닦이를 하다가 그들에 의해 발탁된다. 벽돌과 개떡은 후배 조동팔(김학철)의 모략으로 15년형을 받고 감옥에 간다. 출옥하자마자 그들과 삼복은 복수를 위해 동팔을 찾아간다. 3인방의 눈앞에서 동팔은 경찰에 끌려가고, 이후 감옥에서 재회한 그들에게 딸 은지의 보호를 부탁하며 50억원짜리 땅을 내놓겠다고 호소한다. 인기 여가수 은지는 늙고 험상궂은 3인방을 홀대한다. 졸지에 보디가드가 된 3인방은 은지를 노리는 조직폭력배 야수 일당과 충돌한다. 일찍이 오지명은 1960∼70년대 한국영화를 주름잡던 액션스타였다. '제3지대'의 근엄한 일본형사, '사나이현주소'의 냉혈한 주먹 등 그가 보여준 냉철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이미지는 '여색을 멀리하는 정의의 주먹'이란 꼬리표를 달고 아직도 올드팬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이런 그가 80년대 들어 TV브라운관에서 약간씩 이상해지더니(?) '서울뚝배기'를 거쳐 '순풍산부인과'에 이르면 돌이킬 수 없도록 망가져버린다. 액션배우에서 코미디 전문의 성격배우로 능청맞게 변신한 그가 한국최고의 연기파 최불암과 70년대의 얼짱 노주현을 불러들여 찍은 '까불지 마'는 애펠레이션(appellation)에서부터 뭔가 남다르다. 애펠레이션(命名)이란 작품의 제목이나 등장인물의 이름을 짓는 것을 말한다. 이때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록 몸은 늙고 우직스럽지만 인정과 의리를 지키며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지극히 계산적이고 즉물적이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몰인정한 후세대에게 보내는 훈육의 메시지가 이 짧은 이름 속에 함축되어 있다. 별로 주목할만한 스토리를 가지지 못한 이 영화의 허약성을 지탱해 주는 건 단연 이들 3인방의 분업화된 캐릭터. 단순무식형의 개떡에 뭔가 있을 것 같은 카리스마의 벽돌, 그리고 잔머리는 굴리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삼복이 보여주는 구세대적 인물형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웃음과 동시에 묘한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그러나 왠지 몇 % 부족한 듯한 생각이 드는 건 클라이맥스의 밋밋함과 희극적 상황의 연결미숙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윤정헌<경일대 미디어문학과 교수>sijeongjun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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