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동아일보] 교수님은 '룸메이트'
- 작성자
- 장규하
- 작성일
- 2006/05/03
- 조회수
- 706
경일대 전자공학부 교수연구실 개방 "공부 쏙쏙 情도 쑥쑥"
2일 경북 경산시 경일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 201호 연구실.
이 연구실의 주인은 권대혁(權大赫·46) 교수다.
주인 대신 학생 4명이 이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권 교수는 강의를 하느라 자리를 비웠다.
권 교수는 “처음엔 다소 어색했지만 학생이 늘 드나드니
연구실에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대학 전자정보통신공학부 교수 8명은
학생들의 공부와 취업을 위해 연구실을 개방했다.
대부분 교수 연구실은 책이 가득 찬 책장이 사방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 공학부 연구실에는 학생용 책상 4개가 놓여져 있다.
교수와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와
취업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4월 교수들은 “학생들이 교수 연구실을 자주 찾아
진로상담도 자연스럽게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도록
책장을 아예 없애자”고 의견을 모았다.
교수들은 8평짜리 연구실마다 학생 4∼5명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책상을 마련하고
자신의 책과 자료 등을 다른 공간으로 옮겨 공동 관리하고 있다.
교수들은 조만간 자신이 소장한 책과 자료를 대학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구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모두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교수 연구실에 들어가길 꺼렸으나
이제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연구실 문턱이 낮아지자 ‘스승과 제자의 정’이 자리를 잡았다.
3학년생 안병호(安柄昊·26) 씨는 “교수님과 수시로 진로상담을 하고
공부를 할 수 있어 유익하다”며 “목표로 삼은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3∼4학년생이 주로 연구실을 사용하고 있지만
올해 중국 허난(河南)성에서 유학 온 주용후이(朱永輝·24·여) 씨는
1학년생인데도 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는 “낯설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교수 연구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 무척 편하다”며
“졸업 때까지 열심히 공부해 중국에서
정보통신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시영(高時暎·54) 학부장은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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