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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본 KIU

제목[영남일보] [우리시대 인물열전 .29] 윤상배 신풍섬유 대표

작성자
장규하
작성일
2006/05/22
조회수
1011
"섬유산업은 반드시 부활합니다. 인간의 3대 생활인 의·식·주와 관련된 산업은 사라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 품목을 히트시켜 돈을 버는 것보다는 꾸준히 일하면서 내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입니다." 첨단 기능성(機能性) 섬유의 해외시장 개척으로 침체된 지역 섬유업계의 '뉴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신풍섬유(주) 윤상배 사장(47)의 기업관이다. 윤 사장은 연구·개발(R D) 투자와 최첨단 기능성 소재 개발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웃도어용 기능성 소재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제직 및 특수가공공장 등을 보유해 고품질의 기능성 섬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부설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INNO-BIZ(Innovation Bussiness)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예천군 지보면 신풍리가 고향인 윤 사장은 어려운 형편때문에 방송통신고와 검정고시를 거쳐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1988년 경일대 섬유공학과에 늦깎이로 입학해 섬유인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현재 경북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적(籍)을 두고 있는 섬유공학도다. "내가 만든 물건은 내가 팔아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일수록 공부해야 된다"는 윤 사장은 요즘 영어와 엑셀을 공부하는 중이다. 해외시장의 바이어와 의사소통이 되어야 피드백을 생산현장에 적용해 고품질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93년 신풍섬유의 전신인 신풍실업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는 윤 사장의 성실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스포츠의류용 원단을 만들어 주로 무역을 하던 지역 섬유업체에 근무하던 중 그 회사가 92년 부도처리됐다. 실무책임자였던 윤 사장은 채권자들에게 따귀를 맞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바이어들로부터 선불을 줄테니 원단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윤 사장은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그렇게 1년쯤 지내다보니 대금 결제를 위해 회사가 필요하게 됐으며, 고향 동네 이름으로 회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 친인척 배제, 투명경영 신풍섬유 직원은 38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섬유공학을 전공한 인력은 전체 직원의 26%를 넘어서는 10명. 다른 섬유회사보다 전공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철저하게 인맥보다 업무를 중시하는 윤 사장의 인사관리 방침에 따른 것이다. 윤 사장도 회사 설립 초창기에는 친인척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2년 지나지 않아 모두 교체했다. 고향 친척의 경우라도 업무능력이 뒤떨어지면 진급에서 누락시켰고, 그 친척은 결국 회사를 떠났다. 윤 사장은 "의식있는 전공자는 일하는 태도가 다르다"면서 "관리업무를 맡더라도 전공자는 공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업무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직원들에게 생존전략을 체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이 세계시장인 만큼, 세상을 느슨하게 생각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직원 2명이 홍콩에 출장 가려고 결재를 요청할 때 생존훈련 차원에서 서로 의지하지 못하도록 1명만 보냈다. 이와 함께 생산현장과 영업현장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 간의 깊은 상호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기술 경쟁력만이 살 길 윤 사장은 "기술 경쟁력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중국산이라고 기피했지만, 요즘은 'Made in China'란 표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바뀐 만큼, 어느 나라에서 생산하든 상품만 좋으면 찾는 것이 요즘의 소비행태라는 신풍섬유(주) 윤상배 사장이 대구시 달서구 장동 성서산업단지 내에 있는 회사 2층 전시장에서 수출용 첨단 기능성 섬유를 살펴보고 있다. 설명이다. 그리고 현재 중소기업에 제공되는 각종 혜택을 최대한 R D에 집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에 2004년 6월에 박사급 연구원을 소장으로 하는 부설 기술연구소를 개소했다. 연구소에는 상근 연구원 3명과 회사의 다른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연구원 5명을 배치했다. 전체 직원 규모에 비해 연구인력의 비중이 큰 것이다. 이와 함께 윤 사장은 섬유산업이 지식기반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연장을 들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었다면, 현재의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윤 사장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만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R D 투자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주력한 결과 신풍섬유는 기능성섬유의 자체 브랜드를 7가지나 보유하고 있다. '스윙쿨(SWING COOL)' '이노텍스(inno-tex)' '나노펑스(NanoFuncs)' '맥스펑스(MaxFuncs)' '클로센서(CloSensor)' 등이다. 스윙쿨은 모세관 현상을 응용한 섬유로 땀을 빨리 흡수해서 건조시키고, 클로센서는 온도에 따라 고체나 액체로 변하는 특수 물질을 이용해 28℃보다 높으면 열을 흡수해 시원하게 만들고 낮으면 열을 낸다. 또 나노펑스는 햇빛을 받으면 세균 억제 및 냄새 제거 능력이 자연스레 증가할 뿐만 아니라, 물에 대한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게 돼 공기 중의 습기에 의해 이물질을 스스로 걸러내는 셀프클리닝 기능까지 발휘한다. 스윙쿨은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에서 사용하는 원단을 거의 대부분 공급한다. 이외에도 콜럼비아, 나이키, 필라, 리복, 아디다스, 코오롱 등 국내외의 유수 스포츠웨어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 글로벌 마인드는 필수 윤 사장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무역회사나 운송회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을 경유하지 않고 대구에서 해외 바이어 또는 수입선과 직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주문과 의사소통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가능한 데다, UPS나 DHL 등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운송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바이어에게 샘플을 보낼 경우 하루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해외기업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국적기업인 듀퐁으로부터 원사를 공급받는 윤 사장은 최근 서울에 사무실을 둔 대리점에서 횡포를 부린다는 판단이 서자, 듀퐁 본사에 e메일로 항의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대다수 지역기업들이 고객을 외면한 채 유통마진만 챙기는 대리점의 영업형태에 끌려다니는 형국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윤 사장의 시각도 눈여겨 볼 만하다. 지역 섬유업계가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은 것에 대해 "중국의 시스템을 이해하면 중국 진출도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어디서든지 정직하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사업이 안되기 때문에 중국으로 갈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18일 오후 대구공장에서 중국 산둥성에 신풍섬유 현지공장을 건립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저가상품을 생산하고, 대구공장에서는 고품질을 유지하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윤 사장은 샘플이 담긴 가방을 들고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140여 차례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윤 사장은 "요즘 들어 좋은 소식이 들린다.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기업에서 주문이 오기 시작했다. 다음 시즌에는 회사 운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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