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매일신문] '대입-편입-취업' 서울 유출 3중 엑소더스
- 작성자
- 장규하
- 작성일
- 2007/08/02
- 조회수
- 575
2007/08/01
▲ 경일대 제어·전기공학부 취업동아리 '마이크로로봇연구회' 학생들이 방학 중인데도 취업에 대비해 동아리 실습실에서 휴먼로봇, 무인탱크 등에 대한 연구에 땀을 흘리고 있다.
‘서울로, 서울로, 서울로….’
자본과 인력, 정보의 수도권 집중이 지방 인재의 유출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역사회의 위기는 지방인재 유출, 지역대학의 약화와 맞물려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지방인재의 유출은 곧 지방대학의 붕괴로 연결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그 심각성은 더하다.
▶물밀듯 빠져나가는 젊은 인재=대학 진학 때부터 상위권 학생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중·하위권 학생들도 수도권을 선호한다. 대구 A고교의 경우 2007학년도 입시에서 고3생 550여 명 가운데 상위권 약 190명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특히 표준점수(800점 만점) 기준으로 510점 이상인 100여 명이 서울대와 연·고대를 비롯한 서울 상위권 7개 대학에 집중됐다. 460점대 50여 명은 서울지역 다른 대학으로, 410~460점대 학생 약 40명은 경기지역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결국 경북대 등 일부 대학의 특정학과를 제외하고는 320~410점대 하위권 학생 상당수가 지역 대학에 진학했다.
지방 고교생들의 수도권 대학 진출경향은 지방 대학의 신입생 모집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2005학년도의 경우 대구지역 4년제 대학의 충원율은 97.2%이었지만, 경북지역 4년제 대학은 87.4%에 불과했다. 특히 지역 전문대의 경우 그 상황이 훨씬 심각한데 경북지역 6개 전문대가 200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의 70%에 미치지 못했다.
지방인재 유출현상은 지방대학 학생들의 수도권 편입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2005학년도 수도권 4년제 대학 편입생 7천118명 가운데 지방대 출신자가 3천876명으로 54.5%를 기록했고, 2004학년도의 경우 수도권 대학 편입생 7천496명 중 56.4%인 4천227명이 지방대에서 올라간 학생들이었다. 2006학년도 1학기도 상황은 비슷해 4년제 편입생 2천495명 중 지방대 출신이 1천244명에 달했다.
대구 C대학 입학처장은 "취업 전망 등을 보면서 지역 대학생 상당수가 기회만 되면 서울지역 대학으로 편입하려 한다."며 "지역의 문화나 기업 환경 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재유출=지방 대학의 낮은 취업률은 지방인재 유출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졸업생 3천 명 이상 4년제 대학 정규직 취업률 10위권 대학 가운데 경북대(58%)와 동의대(57%), 부산대(52%)가 50%를 넘겼을 뿐 나머지는 모두 수도권 대학이다.
지난해 졸업생 1천 명 이상~2천 명 미만 대학 중에는 금오공대와 경일대가, 1천 명 미만 대학 중에는 포항공대가 순위권에 포함됐을 뿐이다.
2005학년도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94.5%가 수도권에 취업하고 나머지 5.5%가 지방에 취업한 반면, 지방대 졸업자는 75.5%가 그대로 지방에 취업한 대신 24.3%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지방 인재 유출현상은 대학 진학, 편입, 취업 등 3중 경로를 통해 나타나고, 이는 곧바로 지방의 심각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고 있다.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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