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경일대 산악회 등 도우미 자청 비슬산 올라
- 작성자
- 이언경
- 작성일
- 2008/10/14
- 조회수
- 735
[매일신문] 2008/10/13
중증장애인 30여명과 아름다운 산행 6년째
"(등산용 보조로프를) 발 받침대에 꼭 묶어야 돼. 안 그러면 힘이 안 실려"
휠체어 발받침 부분 양쪽에 등산용 보조로프가 묶이자 일행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진다.등산 준비는 끝났다. 산에 오르려는 이들로 북적댔던 12일 오전 대구 달성군 비슬산 주차장. 등산객들 중에는 경북 고령 성요셉재활원 중증장애인 30명도 동참하고 있었다. 경일대 산악회 회원들과 대구산악연맹 소속 산악인 등 150여명이 이들의 도우미가 됐다.
지역 산악인과 지체장애인들의 산행은 가을 풍광보다도 아름다웠다. 휠체어를 끌다 들었다를 반복하며 대견사지 정상까지 6km 가량의 산행을 마무리하는데는 3시간이 걸렸다. 일반인들이 오르면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였지만 장애인들과 함께 한 것 치고는 크게 늦은 것도 아니었다.
산악회원 차진철(42)씨는 "목욕봉사나 자원봉사도 좋지만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보내던 장애인들과 함께 자연을 찾는 일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행사를 시작했다"며 "조금은 더디지만 함께 가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올해로 6번째다. 해가 갈수록 이들의 산행은 훨씬 빨라지고 수월해졌다. 휠체어를 끄는 데도 요령이 생겨 5명이 한 조가 돼 교대로 휠체어를 당기고 들었다. 30분 단위로 순번을 바꾸면 어깨에 무리도 없었다. 자원봉사자 수가 적어 고생(?)했던 초창기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다고 한다. 이 행사를 주도해온 경북도 박대희 건축지적과장은 "봉사자 수가 적었을 때는 등산 후에 어깨에 침까지 맞아야 했는데 요즘은 참가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도 연방 소리를 질러댔다. 조리있게 말하진 못해도 소리 지르는 것 하나만으로 "좋다"는 표현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바지에 소변을 봐 옷을 갈아 입어가며 오른 산이었기에 기쁨은 더했다. 특히 걸을 의지가 없으면 한 발자국도 내디디지 못하는 정신지체 장애인들도 이날은 달랐다. 모두 즐겁게 함꼐 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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