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기업은 설문으로 가렸다. 인크루트가 조사한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1041명은 삼성전자(9.4%)를 가장 가고 싶은 회사로 꼽았다. 국민은행·대한항공·제일제당·한전·KT·삼성디스플레이·KT&G·유한킴벌리·NHN이 뒤를 이었다. 올해 상반기·하반기 이 회사에 지원한 이들의 면접 후기를 분석했다. 일부 회사들은 현재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 기업의 채용 담당자는 “사실상 한 시간도 안 되는 동안 직무능력을 평가하기란 어렵다”며 “그만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지원자의 인성”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기업들은 지원자의 인성을 파악하는 면접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의 마케팅직 면접을 본 지원자는 “대답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성격을 파악하려는 질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우선 ‘등산할 때 앞장서는지, 뒤에 가는지’를 물어본 후 앞에 가는 편이라고 하자 ‘배려심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봤다는 것이다. 이 지원자는 합격했다.
국민은행의 경우엔 “리더형과 참모형 중 어디에 가깝나”라든지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를 은행업무와 연관지어 보라”는 식의 질문을 던졌다. 그 외 회사에서도 품성을 살피는 질문이 많았다. “우리 회사 건물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는가” 혹은 “오늘 아침 나올 때 부모님이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와 같은 질문도 나왔다.
대부분의 회사는 인성면접과 함께 토론·발표를 면접의 기본 방식으로 삼고 있다. 이 절차에서는 상식과 함께 회사 상황에 대한 지식 같은 것을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부모님께 LCD와 PDP TV 중 무엇을 사드릴 텐가”를 주제로 주고 두 팀으로 나눠 토론하게 했다. 또 “담합을 통해 제품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야 하는가”도 토론 주제로 냈다. CJ제일제당은 “실제 상황을 내보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가”와 같은 자사 사업과 관련된 주제를 냈다. 남병탁 경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뽑을 때 인성보다도 실무능력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최근 일부 기업들이 인턴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하지는 못하고 가상의 비즈니스 상황을 내준 후 순발력을 보는 식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10개 회사는 올 하반기 약 6500명을 뽑는다. 삼성그룹 4500명, 국민은행 100명, 대한항공 200명, CJ그룹 1000여 명이다. 줄잡아 5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50명 모집에 2만5000명이 몰려 500대1 경쟁률을 기록한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기업 지원자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을 것”이라며 “대기업이 사람을 가려 뽑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